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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마네킹 문제완 어둔 매장 한쪽에서 떼었다 붙여지는 누구의 삭신이기에 저렇듯이 기구한가 어스름 깔릴 쯤 이면 홀연히 일어서는 오고가는 눈길 속에 머무는 인정 속에 네온사인 환히 켜진 인생의 골목마다 이 한밤 적막을 털고 잠 못 드는 사람 있다 2023. 2. 8.
틈, 그 사이로 틈, 그 사이로 문제완 볕 뉘 같던 벼슬자리 그마저 내려놓고 밤샘 술에 흠뻑 젖어 아침을 놓친 오후 아내가 빨래를 한다 어깨가 들썩인다 미닫이 문 사이로 햇살은 와글대는데 빨랫감은 간데없고 지청구 애먼 소리 살아 온 속내를 뒤집어 쥐어짜네, 이 봄날. 2023. 2. 8.
사레 사레 문제완 목젖을 치고 나온 불현 듯, 돌발 돌출 번개 치듯 잘라내는 금기의 말씀 있어 아찔한 목숨이 된다 들숨 날숨 멈추고 2023. 2. 8.
바위 옷 바위 옷* 문제완 바위도 새벽이면 옷을 갈아입는구나 한 달포 자고 난 듯 부스스 성긴 눈빛 백아산 너렁바위 옆 산철쭉도 잠을 턴다 푸른 숲에 깃들였던 산안개 돌아설 때 뉘 몰래 갈아입은 저 영롱한 이슬 잠옷 바람은 부엉이 목청, 바위 속을 헤집다 욕망의 속살 틈새 올올이 젖는 눈물 또 한번 어둠에도 못 다한 꿈결에도 별들은 산을 넘는다 돌에 옷을 입힌다 *화순 북면 소재 백아산에 있는 흰 거위 모양 바위 2023. 2. 8.
마이산 달빛 마이산 달빛 문제완 따스한 봄바람이 벚꽃과 잠든 사이 철없는 보름달은 산자락 능선 따라 마이산 탑 봉우리에서 고개를 내민다 바위산에 올라보니 구렁이 모양이다 절터로 가는 벚꽃길이 불길로 열리니 나는야 밝아오는 불빛 바라보며 노닌다 프레임 속 달빛은 점점 더 밝아온다 침묵하는 밤하늘을 카메라에 담아놓고 말없는 봉우리에다 마음 두고 내려 한다 2023. 2. 8.
짚봉터널 질주 2023. 2. 1.
남광주 골목 2023. 2. 1.
쌍무지개 뜨는 전원 풍경 ★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사진이 보입니다 (Jirin M) 2023. 2. 1.
씨앗처럼 씨앗처럼 문제완 산자락 억새 같은 은퇴의 길목으로 상처 입은 짐승처럼 세월 진 머슴처럼 그 누가 거기 있는가 새 봄을 꿈꾸는가 산삼 씨앗 하나 들고 온 친구의 말 혹독한 추위를 견대야 비로소 싹 튼다는 말 지금은 엄동설한 중 씨앗을 품은 나 2023. 1. 18.
호두알 호두알 문제완 장흥산 태생이라는 그 이름 귀족 호두 이 세계도 계급 있나 껍질 아래 또 껍질 뇌간을 건넌 한 생이 고명처럼 얹힌다 2023. 1. 18.
요월정(邀月亭)시편 요월정(邀月亭)시편 문제완 마을 터는 음양오행 土자리라 黃이요. 생김새는 굽이굽이 웅비하는 龍의 형상 달 따라 노래 부르니 황룡리 요월인가 한나절 황룡강에 낚시대를 드리우면 남루한 어제 일들 수심만큼 갈아 앉고 가슴 속 닫아둔 창이 열리기도 하는 것을 솔숲이 자리 잡은 저녁 강 어스름에 못다 부른 이름 있어 발걸음 멈춰서면 누군가 별밭을 따라 하늘 길을 내고 있다 2023. 1. 18.
여울목 여울목 문제완 제 발의 물갈퀴를 부지런히 움직여야 고요히 뜰 수 있는 물오리의 한생처럼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너 때문에 있는 나 2023.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