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43

남은 밥 좀 남은 밥 좀 -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 부음에 부쳐 문제완 남은 밥 좀 주오 어느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 죽기 전, 이웃에 남긴 서러운 '한 마디'다 다이어트 못해 난리인 군상들과 기름끼 낀 나의 뱃살이 미안해 진 점심시간이다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그리고 창피한 밥과 김치의 구걸은 자존심 보다 먼저다 예술은 사람들의 영혼을 살 찌우는데 그의 예술은 죽음으로 가는 배고픔이 되다니, 감동의 영상을 그려 내던 배고픈 작가 밥 보다 더 푸진 그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와 같이 묻힌 은하수 공원에 그의 묘지는 배라도 부른 모양이면 좋겠다 '5타수 무안타'라는 서러운 별명이 배부른 우리들에게 만월滿月되어 떠오른다 [작성] 2011-02-08 11:50:04 2023. 1. 3.
정호승 시인 초청 특강 (제목 : 사랑하다 죽어 버려라) 정호승 시인 초청 특강 (제목 : 사랑하다 죽어 버려라) 0 장소 : 광주 북구 평생학습문화센터 0 일시 : 2009. 11. 3(화) 오후 4시 0 주최 : 광주광역시 북구 / 주관 : 광주.전남작가회의 정호승 시인 특강 요약 ☆ 특강 요약 내용은 필자의 이해에 도움을 위해 남긴 것으로, 기록 상 오류가 있을 수 있음 ★ [내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 나팔꽃 한쪽 시력을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특강 내용] 시는 침묵이다. 시는 삶 속에서 무수히 숨어 있다. 시인은 이러한 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이란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존재다. 살아 생전 친분이 남 달랐던 정채봉 선배(.. 2023. 1. 3.
소주 소주 문제완 네게 나를 내보인다 네가 나를 알아챈다 식구들 잠든 사이 홀로 앉아 기울이는 지천명 벅찬 목숨이 잔속에 일렁인다 2023. 1. 2.
손톱 손톱 문제완 같은 피 같은 살인데 너는 참 의연하다 손톱 밑 거스러미 살을 에듯 아픈 이 밤 묵묵한 너의 속내를 가눌 길이 없구나 조금씩 자랄 동안 아무런 내색 없이 싹둑, 잘라내도 그 또한 반응 없이 한 몸을 나눴음인데 헤아리지 못하네 2023. 1. 2.
로봇 청소기 로봇 청소기 문제완 아침부터 팔순 노모 청소기를 쫓아다닌다 “올치 올치, 힘내 힘내 아야 거긴 가덜 말고“ 아이쿠, 내가 하고 말지, 말귀 몰라 안되겠다 2023. 1. 2.
돈 문제완 서너 번 접히고 접혀 허리께가 자근자근 세상의 숫자 모두 무릎 꿇고 앉아 있다 유혹이 꿈틀거리며 넌지시 건너온다 인간사 밀물지는 저녁 귀가 길에 세종도, 아들 율곡도 굽어보는 신사임당 자꾸만 주머니 속에 위인들을 가둔다 2023. 1. 2.
울컥 울컥 문제완 실컷 울고 싶은 사람 뺨이나 갈기듯이 술집 간판 ‘울컥’속에 벌컥도 들어 있다 담장 위 함박눈 내려 컥컥하게 자리 한 날 머리에 희끗희끗 쑥 잎이 피는 동안 설움이 와락 안겨 목울대를 울릴 동안 국밥에 떠도는 기름도 눈치 보는 시간이다 남은 한 잔까지 모두 비워 알근한데 식은 안주 젓가락질 허공만 걸려든다 목젖에 가시 박히듯 알싸한 그 밤중에 2023. 1. 2.
미혹迷惑하다 미혹迷惑하다 문제완 푸른 신호등에 당당했던 나의 걸음 비보호 도로에서 방향을 헛짚는다 지금은 점멸등이다 지나갈까, 멈출까. 2023. 1. 2.
곡비哭婢 곡비哭婢 문제완 제 설움을 얹혀가며 목을 놓고 있는 여자 먹물 밴 울음자락 혼백을 올려놓고 청산이 다 젖어들도록 울음 길을 내는 여자 그제야 맏며느리 눈물샘이 열리는지 지아비 등 뒤에서 슬픔을 풀어내고 한 생이 스러진 자리 하늘 길도 염斂을 한다 2023. 1. 2.
봉선동 할머니 봉선동 할머니 문제완 이른 새벽 어둔 골목 박스 줍는 저 할머니 그 한 때 청초함은 누가 챙겨 가버렸나 청자골 푸른 오이는 박스만이 나 뒹군다 굽어지고 관성 잃은 허리춤이 허허롭다 홀몸으로 출세시킨 오남매를 두었어도 주름진 이맛점에 묻는 밭은 한 숨 한 자락 2023. 1. 2.
퇴직 이후 퇴직 이후 문제완 촘촘히 씨줄날줄 엮어가는 생각들이 한 순간 휘청댄다 눈 앞 가득 흐린 안개 하루 해 길기도하다 오가는 이 하나 없다 2023. 1. 2.
장터골목 장터골목 문제완 능주골 시골 장터 새벽이 소란하다 간밤에 무리 졌던 어둠을 물려내고 부스스 단잠 털어낸 여명의 말간 속 살 어머니, 밝은 귀에 오일장은 눈은 뜨고 이른 아침 장터 길에 꼿꼿하게 세운 어깨 허리춤 비친 속살에 돈 주머니 얇디얇다 삶이란 다 이런 거, 장돌뱅이 하루 같은 국밥집 헐렁한 국물 한 그릇 다 비우고 촌부는 허기를 달래듯 빈대떡을 붙여낸다 202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