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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제2시조집 자료16

각질의 세월 각질의 세월          문제완  그리움달로 뜨는당산나무 구새 먹고 골 패인낡은 삭신도골병으로 늙었다 매미도같이 잠들었다까무룩 허방이다 2015 한국문학인(한국문협) 여름호 2024. 4. 29.
역광逆光 (시조) 역광逆光              문제완 검붉게 타고 있는덕곡리 서녘 하늘 햇덩이 지다말고눈길 한 번 주고 간다 비킨 듯 누운 소나무그 강변은 수묵화다 실루엣을 만들던황혼을 바라보니 슬픈 구도 그늘이신음처럼 늘어져 들판에 늙은 농부를시실시실 진맥한다 2024. 4. 29.
통장의 언어 통장의 언어 문제완 요즈음 일상은 추억들 들춰보기 파쇄 직전 통장 안을 오가던 사연들이 빠끔히 통장 속에서 무심코 나를 본다 입출금 내력을 일기처럼 읽어본다 원금에 이자까지 소문에 풍문까지 속엣말 행간에 박혀 마디마다 눈물 꽃 2023. 8. 17.
꽃잠 꽃잠 문제완 오늘이 팔딱 뛰어 추억으로 가는 밤 일렁이던 꿈 자락에 내 청춘을 얹혀본다 사랑의 꽃망울 터질지 꿈결 바다 환하다 2023. 8. 17.
무월(舞月)마을, 판순 씨 무월(舞月)마을, 판순 씨 문제완 촌구석에 누가 오나 적적한 마을 초입 개하고나 말을 걸까 사람 구경 힘들어 저녁답 어둠이 깔린다 옹색한 맘 짙어진다 이장 집 장독대에 감꽃 몇 개 떨어지고 시엄씨 시집살이 옹색한 살림살이 달빛이 춤을 추는 곳 판순 씨 깊어진 밤 2023. 4. 9.
양말의 기억 양말의 기억 문제완 나의 장인 폰암 씨, 이장移葬하던 시월 윤달 나무의 실뿌리가 끼어든 발가락에 한 켤레 검정 양말이 오십년을 견뎠다 낡은 흙집 아랫목에 내리꽃힌 눈빛들이 그 발은 따뜻했나 터진 실밥 더듬는다 묏등과 산허리에는 그렁그렁 가을이다 2023. 3. 10.
물 속살 물 속살 문제완 용추계곡 물속에 나신의 여인 있다 물이랑이 황홀하게 살랑살랑 살포시 바위를 안고 뒹굴며 농밀한 희롱이다 열목어 어름치의 가슴께도 간질이고 계류 속 하늘 구름 농락하는 한낮이다 누구를 꼬드기느라 꼬리치고 환장할꼬 2023. 3. 9.
달뫼마을 저녁 달뫼마을 저녁 문제완 아스라이 펼쳐진 황혼빛 붉디붉다 실루엣 저 너머에 그리움 서성이고 어스름 짙어진 마을 한 생이 나른하다 매직아워 담으려는 카메라 초점에는 노을빛 앵글 가득 울음이 널려 있고 해와 달 임무 교대식이 낮밤 끼고 한창이다 2023. 3. 9.
천공광 天空光 천공광 天空光 문제완 미명에 무등산엔 주황빛 완연하다 오래된 이야기가 햇살로 쏟아질 때 구름은 지구의 필터, 그늘이 짙어진다 작달비 지나간 후 먹구름 그 틈새에 상처처럼 피어나서 자발없이 내리꽂는 빛내림, 신의 재채기가 터지는 순간이다 지구별 기웃대던 노을이 붉디붉다 섬광처럼 솟아올라 서창 들녘 밝힌다 석양빛, 물든 내력은 석별의 인사 같다 2023. 3. 9.
진달래꽃 진달래꽃 문제완 미세를 다시 쪼갠 초미세 먼지들이 악마적 자기 소명 다하는 아침이다 하늘은 장염 걸린 듯 질린 표정 누렇다 안개인지 먼지인지 자욱한 우수 무렵 무지개 그리움이 피어나던 실개천 그립다 세상 귀 닫은 내 고향 진달래꽃 말을 건다, 외진 길 2023. 2. 15.
새인봉 시간 새인봉 시간 문제완 무등산 산길에 자리 잡은 무덤 하나 산객들 가뿐 호흡 내쉬면서 비껴간다 무더위 진한 땀방울 흘리고 또 흘리며 기억의 누적치를 높이는 발자국들 산묘역에 소나무 뿌리 박고 직립했다 지상의 추억 한 자락 산 바람을 툭, 건든다 2023. 2. 15.
문척 이모 문척 이모 문제완 사성암 암자 아래 이모댁 찾을 때면 오냐 와라 어서와 미소 가득 반기던 사립문 너머 한 생은 가물가물 저물었다 섬진강 강변 따라 벚꽃길 환해지면 윤슬에 강바람도 하늘하늘 노닐고 강물은 물안개 피어 눈물처럼 흘러라 지리산에 구름 한 점 헤실헤실 흘러간다 노란 향기 참외밭이 누렇게 익어갈 때 가는 숨, 몰아 쉬면서 작아진 몸 그립다 http://www.kjdaily.com/1668421384588634202 [문학마당]문척 이모 / 시조 - 문제완 사성암 암자 아래 이모댁 찾을 때면오냐 와라 어서와 미소 가득 반기던사립문 너머 한 생은 가물가물 저물었다섬진강 강변 따라 벚꽃길 환해지면윤슬에 강바람도 하늘하늘 노닐고강물은 물안 www.kjdaily.com 2022.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