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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지린 산문8

별호(別號)의 변(辯) 별호(別號)의 변(辯) 문제완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몇 개의 이름을 가지고 살까? 호적에 오른 이름과 족보의 이름은 다를 수 있고, 자기 이름이 촌스럽거나 마음에 들지 않다고 개명하는 이들도 종종 본다. 어린 아기 때 애칭으로 불러주던 아명과 임금이나 정승 등에게 사후에 붙여주는 시호라는 것도 있다. 또한 연예인의 예명과 직장이나 직업에 따라 붙여지는 직명도 있을 터이다. 나의 경우, 본명은 하나이나 별호는 꽤 많았다. 한국동란과 여순반란사건의 수난이 겹친 곳이 고향이었고, 먼저 간 손위 형과 누나가 둘 있었다. 그런 탓에 늦자식이 무탈하게 오래 살라는 뜻으로 부모님은 외가 성인 ‘장’과 장수의 상징인 바위의 사투리인 ‘바구’를 붙여 별명으로 불렀다. 그러나 나는 어릴적에 이 ‘장바구’라는 별명이 죽도록.. 2024. 4. 29.
사직공원에서 만난 시조와 선비 정신 사직공원에서 만난 시조와 선비 정신 문제완(시조시인, 사진작가) 광주광역시는 문화 수도이며 그 중심은 남구에 있다. 광주를 상징한 각종 문화 유적지가 산재하고, 나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던 사직단과 경찰충혼탑이 사직공원 있다. 또한 광주문화재단과 시민회관, 광주향교가 있는 광주공원에서는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다. 사직공원은 사직동과 양림동을 걸쳐 있으며, 무등산을 마주한 고즈넉한 언덕에 자리한다. 가을이 짙어진 11월 하순, 붉고 노란 단풍이 아직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낙엽이 뒹구는 산책로는 운동하는 시민들과 나들이 온 어린이집 아가들이 선생님의 손길에 이끌려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여유로운 공간이다. 이 곳 사직공원은 시조와 궁합이 잘 맞나 보다. 조선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 2023. 10. 18.
171111 지리산 종주기縱走記 (수필) 지리산 종주기縱走記 문제완 등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산책하듯 뒷산을 오르기도 하고, 우리나라 한국의 등뼈 같은 백두대간 산맥을 오르내리는 이도 있다. 또 하루나 이틀 이상 걸리는 지리산 같이 높고 긴 코스에 많은 산봉우리를 넘는 종주도 있다. 보름이나 한 달 이상 걸리는 둘레길과 다양한 트래킹 코스를 답사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 친구들과 모임은 시월 중순이었다. 2차를 가볍게 하자는 누군가의 꼬드김에 친구들 모두 끌려(?)간 자리에서, 누군가가 취기에 ‘우리 이제 나이가 육십 중반이 되니 이참에 지리산 종주 한 번 가자’는 의견에 모두 지리산 종주에 동의했다. 11월 8일을 D데이로 잡고, 출발을 위해 대피소를 예약하고 배낭과 짐을 꾸렸다. 광주에서 구례까지 직행버스를 이용했다. 구례에서 성삼.. 2023. 6. 5.
김완수 시조집 '테레제를 위하여' 추천사 테레제*를 위하여 김완수 연인의 이름에서 콕 빠진 철자처럼 사랑을 까닭 없이 놓쳐 버린 베토벤은 피아노 건반 사이를 서성거렸을 테지 마음에서 멀어지는 소리도 듣기 싫어 두근대는 청각은 먹먹하게 닫아 놓고 반음을 오르내리며 망설였을 베토벤 테레제와의 추억을 손마디로 더듬다가 어렴풋한 고백은 론도*로 되짚었겠지 악보는 슬픔에 갇혀 눈물로 악필이 되고 단조의 짝사랑은 이백 년 선율로 흘러 누구나 악보를 펼쳐 따라 앉아 보지만 소리 내 흉내 낼 수 없는 테레제를 위하여 (추천사) 시인의 시선은 소외된 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늘진 세상은 ‘궁색한 폐지의 삶’이거나 ‘인적 잃은 마을’이다. 사회로부터 외면당해 핍진한 이들은 눈물과 한숨으로 사회에서 뒷자리에 머물고 있다. 고달픈 삶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고독사에 누군.. 2023. 3. 10.
고구마 고구마 지린 문학 세상/지린 삶의 글 2009-05-02 21:05:30 고구마 智麟 문제완 겨울이 되어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달고 맛있는 군고구마 생각이 난다. 두 손을 호호 불만큼 추운 날에도 어김없이 골목길 어귀에 등장하는 군고구마 장수, 퇴근길에 큰 드럼통으로 만든 고구마 구이통에서 구수하고 알맞게 구워진 군고구마 한 봉지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큰 선물이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하게 봉지를 건네면 무척이나 반겨하던 아이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입천장을 데는 줄도 모르고 뜨거운 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먹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끼니 걱정하는 집이 거의 없지만, 아니, 비만 걱정에 무엇을 먹더라도 칼로리 계산부터 하는 시대가 되었으나, 내 어릴 적 시절에는 주식으로 고.. 2023. 3. 10.
정호승 시인 초청 특강 (제목 : 사랑하다 죽어 버려라) 정호승 시인 초청 특강 (제목 : 사랑하다 죽어 버려라) 0 장소 : 광주 북구 평생학습문화센터 0 일시 : 2009. 11. 3(화) 오후 4시 0 주최 : 광주광역시 북구 / 주관 : 광주.전남작가회의 정호승 시인 특강 요약 ☆ 특강 요약 내용은 필자의 이해에 도움을 위해 남긴 것으로, 기록 상 오류가 있을 수 있음 ★ [내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 나팔꽃 한쪽 시력을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특강 내용] 시는 침묵이다. 시는 삶 속에서 무수히 숨어 있다. 시인은 이러한 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이란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존재다. 살아 생전 친분이 남 달랐던 정채봉 선배(.. 2023. 1. 3.
서병익 오디오를 추억하다 서병익 오디오를 추억하다 지린 문화 공간/즐겨 듣는 음악 2016-12-08 00:04:54 2011년에 오디오와 클래식에 빠져들 때 만난 서병익 오디어 사용후기 입니다. 진공관 오디오를 전문적으로 만드신 분인데 청주에서 뵙고 고마운 말씀도 주신 분 입니다. [제1신 2011.01.02] 진공관 오디오를 소장하는 것은 오랜 소망이었습니다. 예당아트 TV에서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을 시청하다 클래식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클래식 서적도 사서 읽어보고, 예전에 구매한 CD도 들어 봤습니다. 광주시향 공연도 보러다니고, 출퇴근 시간에는 클래식 방송을 즐겨 들었습니다. 주위에 클래식 애호가를 만나고 오디오 기기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 날 나도 진공관 오디오를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한 꿈으로 바뀌었습니다. .. 2022. 12. 3.
[시조 평론] 현대시조의 매력에 빠져보자 [시조 평론] 현대시조의 매력에 빠져보자 시조시인 문제완 현대시조는 일반적으로 고시조와 대비되며, 또한 현대시의 탄생과 연계하여 비교되는 측면이 있다. 현대시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인가. 시조의 일반적 이해와 격조 높은 시조 작품을 감상해 보자. 그리고 정형성과 음보 등 현대시조의 특징과 매력은 무엇인가를 초점으로 필자의 창작경험에 비춰 그 내용을 설명한다. 시조에 어떤 매력을 담을 것인가란 과제 또한 아울러 본다. 1. 시조는 오랜 역사를 거쳐 진화했다 우리나라 정형시인 시조는 고려 말부터 형태가 완성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시조(時調)라는 명칭은 조선 후기에 널리 쓰이게 되었으나, 원래 ‘時節歌調’라는 용어를 줄여 時調라 한 것이다. 이는 새로 유행하는 노래를 뜻했고, 고려말 이방원의 나 정.. 2022.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