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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좋은 시 읽기3

대나무 ; 이승현 대나무 이승현 그 어떤 시련에도 꿋꿋이 산 아버지처럼 하늘에 안겨야 한다 바람도 안아야 한다 마디는 굵어지지만 속은 더욱 환하다 (『나래시조』2013. 봄호 ) (작품 읽기) 문제완 시조 잡지가 문 밖을 서성이다 안 방으로 들어 왔다.앞 쪽에 2013년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에 대해 정용국 시인의 논설이 먼저 눈길을 끈다 나래시조에는 단시조들이 앞 줄에 단아하게 앉아 있다.그 중 이승현 시인의 '대나무'가 '초대 없는 손님처럼' 가슴께로 다가 온다. 첫 행에서, 삶의 질곡을 올곳하게 헤치며 살아 낸 여느 아버지 모습이 나의 삶과 오버랩 되면서 시의 길을 내고 있다. '하늘에 안겨야' 하는 수용적 삶의 여생과'바람도 안아야' 하는 포용적 자연 순화 과정이 거창하게도, 율곡 선생의 과거 급제작 "천도책天道策".. 2023. 12. 25.
와락 / 정끝별 와락 / 정끝별 정끝별 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락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시인 약력] 정끝별 전남 나주 출생 / 시인, 대학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명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소월시문학상 대상.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유심작품상 시집 , , , 외 시선집/평론집 다수 [작품 읽기] 문제완 와락 뒤에 흔히 따라 오는 것이 포옹일 것이다. 요즘 말하는 '프리허그'와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다. 친한 사람을 만나면 아니 반가운 연인을 만나면 와락 안고 안기는 마음이 왜 없겠는가. '피부 접촉'은 살갗과의 만남이다. 살가운.. 2022. 12. 8.
[박해성 시조] 독감 [박해성 시조] 독감 지린 문학 세상/작품 감상 ★ 2013-07-03 06:45:05 독감 박해성 폭탄을껴안은테러분자의습격이다 뇌관이 터질듯이 낄낄 꽃피는 두통 협상은 결렬되었다 지금 나는 화약고다 - 2013년 여름호 - [작품 읽기] 문제완 시조『두통』에서 일반적인 시조형태의 파격을 본다. 일상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이지만, 긴급 타전하듯 긴박한 분위기가 전개된다. 독감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일 터, 화자를 통한 심각한 시적 장치로 평이한 일상이 극한의 테러 분위기로 다가와 충격을 주고 있다. 1연과 2연에서 사용된 시어들은 사뭇 전투적이고 살벌하다. '폭탄', '테러', '습격' 그리고 '뇌관' 등이 그렇다. 평소 호방한 시인의 품성이 잘 들어난 것이리라. 1연에서 '띄어쓰지 않.. 2022.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