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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오리 가창오리 문제완 겨울 동림지*에 살얼음 베어 물고 가창오리 무리지어 칼등에 늘어섰다 점점이 늘어선 점자, 한 세상을 읽는다 저들도 부호를 아는지 날개 마다 여는 괄호 하늘 높이 비상의 꿈 사랑표를 그려가며 소실점, 슬픔의 역류를 가만히 부려놓는다 * 전북 고창군 성내면 소재, 가창오리 겨울 서식지 2022. 12. 28.
[중국] 강서성 코끼리 바위 2022. 12. 21.
카파도키아 풍경 2022. 12. 13.
국수 한 그릇 국수 한 그릇 문제완 순천역 매점에서 옛 친구를 만났다 어느덧 정수리께 진눈깨비 지나가고 덜커덩 철로를 따라 젊은 날도 지나가고 더운 국물 한 사발에 반쯤은 녹인 허기 휘어져 낭창낭창 국수 가락 같은 말이 어둠을 끌어 올리듯 한 세월을 받쳐 든다 삼등칸 옆자리에서 마주친 얼굴 같은 우리 한때 젊은 날의 뜨겁던 그 열기가 한 그릇 막국수를 건너 시나브로 헤식었다 2022. 12. 13.
우체통이 보인다 우체통이 보인다 문제완 길모퉁이 돌아가면 서있는 빨간 우체통 혼자서 하루 종일 늦가을 비를 맞는다 따스한 안부 한 장을 받아본 지 얼마일까 메일과 카카오톡 넘치는 요즘세상 우표붙인 편지 들고 그 누가 오련마는 오늘은 빗줄기를 세며 가슴을 비워둔다 살아 온 나이만큼 너 또한 세월을 이고 반쯤은 희미하게 웃어도 주는 구나 그리워 성긴 시간 속 숨어들어 망을 본다 고요가 깔려있는 단칸방 하나 얻어 그럭저럭 철도 들며 너와 함께 건넌 시간 바람이 지나 가는지 휘파람 소리를 낸다 2022. 12. 13.
문척 이모 문척 이모 문제완 사성암 암자 아래 이모댁 찾을 때면 오냐 와라 어서와 미소 가득 반기던 사립문 너머 한 생은 가물가물 저물었다 섬진강 강변 따라 벚꽃길 환해지면 윤슬에 강바람도 하늘하늘 노닐고 강물은 물안개 피어 눈물처럼 흘러라 지리산에 구름 한 점 헤실헤실 흘러간다 노란 향기 참외밭이 누렇게 익어갈 때 가는 숨, 몰아 쉬면서 작아진 몸 그립다 http://www.kjdaily.com/1668421384588634202 [문학마당]문척 이모 / 시조 - 문제완 사성암 암자 아래 이모댁 찾을 때면오냐 와라 어서와 미소 가득 반기던사립문 너머 한 생은 가물가물 저물었다섬진강 강변 따라 벚꽃길 환해지면윤슬에 강바람도 하늘하늘 노닐고강물은 물안 www.kjdaily.com 2022. 12. 12.
남광주교 야경 2022. 12. 12.
[고창 선운사] 수행 수업 2022. 12. 9.
법성포 황혼 2022. 12. 8.
[목탄] 그 남자 2022. 12. 8.
심란 2022. 12. 8.
와락 / 정끝별 와락 / 정끝별 정끝별 반 평도 채 못되는 네 살갗 차라리 빨려들고만 싶던 막막한 나락 영혼에 푸른 불꽃을 불어넣던 불후의 입술 천번을 내리치던 이 생의 벼락 헐거워지는 너의 팔 안에서 너로 가득 찬 나는 텅 빈, 허공을 키질하는 바야흐로 바람 한자락 [시인 약력] 정끝별 전남 나주 출생 / 시인, 대학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명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소월시문학상 대상.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유심작품상 시집 , , , 외 시선집/평론집 다수 [작품 읽기] 문제완 와락 뒤에 흔히 따라 오는 것이 포옹일 것이다. 요즘 말하는 '프리허그'와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다. 친한 사람을 만나면 아니 반가운 연인을 만나면 와락 안고 안기는 마음이 왜 없겠는가. '피부 접촉'은 살갗과의 만남이다. 살가운.. 2022.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