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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186

한국사람 한국사람* 문제완  진회색 슬픔이다울음의 물결이다 둥글게 휘어 돌아징하게도 사무친 음률의 춤사위에는흰 웃음 배어있다 하모니카 리드마다배어있는 폭발음이  한이 되고 힘이 된다비처럼 음악처럼 허공에 음계들 퍼진다비브라토 눈물로,  *가수 김현식의 하모니카 연주곡 2024. 11. 18.
인생 스케치 인생 스케치문제완 어릴적 추익이 새롭다. 철없던 초등학교 1학년에 갓 입학한 어린 시절에 담임 선생님이 "내일은 학교 올 때 도화지 한장씩 가져와라."하자 나는 "네~~~"하고 집으로 왔다. '어무니! 선상님이 내일 도야지 가져오래."하자 옆에 있던 이종 누나가 "응? 도야지? 돼지?"하자 나는 "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건 이후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 도야지는 계속 나를 쫓아 다니며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인 70년대 초인가 보다. 그 때 유명한 모 제과회사 과자에는 시금치를 많이 먹어 팔뚝이 유난히 굵어졌다는 뽀빠이 그림이 유명했다. 공부할 때 쓰던 백지에 볼펜으로 뽀빠이를 스케치를 해 놓고 많이 닮았다고 스스로 대견해 하던 추억이 있다. 이 스케치 그림은 지금도.. 2024. 10. 14.
31호 병상 31호 병상                      문제완 4월의 봄은 푸르다나비의 고장 함평에서빛고을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마라톤 대회는 예외 없이 열린다 5월의 봄은 더욱 푸르다초암산과 일림산엔 철쭉이 좋고지리산 능선 따라 종주를 한다습관처럼 길을 나선 날들이 지나고 세월은 가을로 향하던 날에백아산 낙엽 쌓인 가파른 하산 길전쟁에서 버려진 고아처럼회색빛으로 정지된 발목이 있다 한일병원 3층 병실에서 바라 본오늘 아침 무등산 서석대 하늘에정상을 덮은 새색시 같은 구름이하얀 웃음처럼 한줄기 흘러간다 @ 지난 날 상처있는 일기장을 옮겼다. 서툴른 문장이 보인다. 2024. 10. 14.
달빛아래 운동장 달빛아래 운동장 문제완  무료한 사람 모두 핑게 삼아 모였다봉선동 제석초교 운동장에 걷기 노동을 시작한다 인접 아파트 창가 불빛과학교 지키는 보안등들이하늘에서 내려 오는 달빛이적극 후원하는 가운데 걷고 또 걷고 묵묵 아저씨와 수다 아짐씨가둥글게둥글게 걷고 또 걷는다그런데, 나는원 가운데에서 숫자를 써 보다가골대 앞에서 수비를 해 보다가공격수가 되어 부지런히 걷는다 원을 걷던 이들의 시선이 몰려온다이상한 놈이라고돌아이라고 2024. 10. 5.
강변의 새들 강변의 새들   지석천 강변에새들이 잠들었다 황혼 빛 저녁노을바라보던 그대로 새벽을꿈꾸는 밤엔새들도 귀 닫는다 2024. 10. 5.
정동진역 정동진역                                      김영남       겨울이 다른 곳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닷가그 마을에 가면정동진이라는 억새꽃 같은 간이역이 있다.계절마다 쓸쓸한 꽃들과 벤치를 내려놓고가끔 두 칸 열차 가득조개껍질이 되어버린 몸들을 싣고 떠나는 역.여기에는 혼자 뒹굴기에 좋은 모래사장이 있고,해안선을 잡아넣고 끓이는 라면집과파도를 의자에 앉혀놓고잔을 주고받기 좋은 소주집이 있다.그리고 밤이 되면외로운 방들 위에 영롱한 불빛을 다는아름다운 천장도 볼 수 있다. 강능에서 20분, 7번 국도를 따라가면바닷바람에 철로 쪽으로 휘어진 소나무 한 그루와푸른 깃발로 열차를 세우는 역사(驛舍),같은 그녀를 만날 수 있다.    (9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2024. 10. 5.
짱뚱어 짱뚱어문제완  문장들이 뻘밭에서질척이고 펄척 뛰고 뛴 만큼이 내 세상이고바라본 만큼 희망일까 큰 눈에튀어 나온 꿈숨 쉬는산소 가족 2024. 10. 5.
세종, 한글 세종, 한글  한 많은 한민족을극진히도 사랑하여 하늘땅 사람으로어미 글자 만드시니 우주를아우르시는스물여덟 사랑음소  나라마다 우러러 본세종대왕 소리글자 코와 입 모양으로자식 글자 새기시니 열렸다한국어 세상대한민국 만만세 2024. 10. 5.
돈놀이 - 비트코인 세상 돈놀이  - 비트코인 세상   편의점 알바자리 이제는 거부한다비트코인 불세계로 불나방들 달려들어기묘한 암호화 화폐, 사이버에 로딩 중 남루한 흙수저를 벗어나려 아우성들제도권 실물 화폐 무시한 알고리즘익명의 대박 코인들, 황망하다 채굴하라 지옥이 맞닿은 곳 비존재 희망구역절묘하게 국경을 넘나들며 돈을 버는신명난 굿판이로다, 춤을 추는 돈다발 2024. 10. 5.
꽃샘 감기 꽃샘 감기  차가운 수돗물 한 바가지 잔뜩 받아목욕시키듯 벤자민에 온몸 가득 부었다아뿔싸, 하루 지나자 시들시들 맥이 없다 베란다에 햇빛 들어 봄인 줄 알았건만꽃샘추위 뒤안길로 돌고 돌아 밤 넘었네보인다, 멍든 잎새에 한기 도는 내 마음 2024. 10. 5.
‘척’ 살이 ‘척’ 살이  있는 척, 잘사는 척젊은 세월 견딘 힘이 오랜 해 질척질척묵힌 삶이 되어가고 청초한 젊은 얼굴도옛사람을 닮아간다  좋은 척, 괜찮은 척힘을 내던 혼잣손에 당찬 척 살던 삶도설핏설핏 지나간다 층층이모여든 기척에마음마저 탑이 된다 2024. 10. 5.
파문波文 파문波文문제완 백운계곡 빛내림초록 하늘 열리던 날 물매화 이슬 머금고바람결에 살랑대고 꽃구름 계곡 물결이파르르 떨고 있다 2024.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