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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지린 자유시

삼각 통증

by JIRIN 2022. 11. 13.

삼각 통증

 

 

아파트 옆 작은 텃밭에

고구마며 콩이랑 채소를 심고

수확하는 재미를 즐기던 어머니

계단에서 낙상하여 중환자실로 가

유언 한마디 없이 저승으로 가셨다

 

하품마저 호사인 어느 일요일

부엌 옆 작은 방에 달라붙은 베란다를

스트레스 털어 내듯 청소를 한다

예전에 나름 인기 높던 산수화며

남원 옻칠 밥상과 수험서들

좀 슬고 곰팡이 피어 푸념 어린 모습이다

 

헝겊 봉지에서 삭은 퇴비 냄새가 난다

어머니가 텃밭에 뿌리려고 놔둔

메밀 씨앗이다, 주인 잃고 3년을 보낸

사면체 짙은 밤색들이 묵은 세월로 널려 있다

눈물 같은 메밀을 쓸어 담다 흘리고

송곳의 군말들이 나의 발을 찌른다

 

삼각 통증이 목울대의 울음 통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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