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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지린 자유시

남은 밥 좀

by JIRIN 2023. 1. 3.

남은 밥 좀

           -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 부음에 부쳐

문제완

 

남은 밥 좀 주오

어느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 죽기 전, 이웃에 남긴 서러운 '한 마디'다

 

다이어트 못해 난리인 군상들과

기름끼 낀 나의 뱃살이

미안해 진 점심시간이다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그리고 창피한

밥과 김치의 구걸은 자존심 보다 먼저다

예술은 사람들의 영혼을 살 찌우는데

그의 예술은 죽음으로 가는 배고픔이 되다니,

 

감동의 영상을 그려 내던 배고픈 작가

밥 보다 더 푸진 그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격정 소나타>와 같이 묻힌 은하수 공원에

그의 묘지는 배라도 부른 모양이면 좋겠다

 

'5타수 무안타'라는 서러운 별명이

배부른 우리들에게 만월滿月되어 떠오른다 

 

[작성] 2011-02-08 11: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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