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밥 좀
-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 부음에 부쳐
문제완
남은 밥 좀 주오
어느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 죽기 전, 이웃에 남긴 서러운 '한 마디'다
다이어트 못해 난리인 군상들과
기름끼 낀 나의 뱃살이
미안해 진 점심시간이다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그리고 창피한
밥과 김치의 구걸은 자존심 보다 먼저다
예술은 사람들의 영혼을 살 찌우는데
그의 예술은 죽음으로 가는 배고픔이 되다니,
감동의 영상을 그려 내던 배고픈 작가
밥 보다 더 푸진 그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격정 소나타>와 같이 묻힌 은하수 공원에
그의 묘지는 배라도 부른 모양이면 좋겠다
'5타수 무안타'라는 서러운 별명이
배부른 우리들에게 만월滿月되어 떠오른다
[작성] 2011-02-08 11:50: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