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린 문학/좋은 시 읽기

대나무 ; 이승현

by JIRIN 2023. 12. 25.

 대나무

                               이승현

 

그 어떤 시련에도 꿋꿋이 산 아버지처럼

 

하늘에 안겨야 한다

바람도 안아야 한다

 

마디는

굵어지지만

속은 더욱 환하다

 

(『나래시조』2013. 봄호 )

 

(작품 읽기) 문제완

 

시조 잡지가 문 밖을 서성이다 안 방으로 들어 왔다.앞 쪽에 2013년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에 대해 정용국 시인의 논설이 먼저 눈길을 끈다

나래시조에는 단시조들이 앞 줄에 단아하게 앉아 있다.그 중 이승현 시인의 '대나무'가 '초대 없는 손님처럼' 가슴께로 다가 온다.

첫 행에서, 삶의 질곡을 올곳하게 헤치며 살아 낸 여느 아버지 모습이 나의 삶과 오버랩 되면서 시의 길을 내고 있다.

'하늘에 안겨야' 하는 수용적 삶의 여생과'바람도 안아야' 하는 포용적 자연 순화 과정이 거창하게도, 율곡 선생의 과거 급제작 "천도책天道策"이 생각났다.무위 자연에 순응해 가는 지혜가 요구되는 세월이 된 것일까?

마지막 행에 '굵어지는 마디 속이 더욱 환한 것'은대나무가 지닌 속성 만은 아닐 터이다.

어느 덧 공직생활 40여년을 마감하고,속내 깊어진 내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대나무'라는 시 작품은 쉽게 읽혀 우선 반갑다.

시적 대상인 '대나무'가 나와 물아일체가 되어,경우 바른 삶에서 환한 공간을 만들어 철들게 하나 보다.  

 

 

그림 파일 제공 : 호남디지털뉴스

'지린 문학 > 좋은 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락 / 정끝별  (0) 2022.12.08
[박해성 시조] 독감  (0) 2022.12.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