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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린 문학/좋은 시 읽기

[박해성 시조] 독감

by JIRIN 2022. 12. 8.

[박해성 시조] 독감

지린 문학 세상/작품 감상 ★

2013-07-03 06:45:05


                 독감

 

                                   박해성

 

폭탄을껴안은테러분자의습격이다

뇌관이 터질듯이 낄낄 꽃피는 두통

 

협상은

결렬되었다

지금 나는 화약고다

 

                            - <나래시조> 2013년 여름호 -

[작품 읽기] 문제완

 

시조『두통』에서 일반적인 시조형태의 파격을 본다.

일상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이지만,

긴급 타전하듯 긴박한 분위기가 전개된다.

 

독감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일 터,

화자를 통한 심각한 시적 장치로 평이한 일상이

극한의 테러 분위기로 다가와 충격을 주고 있다.

 

1연과 2연에서 사용된 시어들은 사뭇 전투적이고 살벌하다.

'폭탄', '테러', '습격' 그리고 '뇌관' 등이 그렇다.

평소 호방한 시인의 품성이 잘 들어난 것이리라.

 

1연에서 '띄어쓰지 않기'로 긴박과 촉박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또한, 2연의 '낄낄 꽃피는 두통'이란 문장에서는, 

아픔과 꽃피는 형상이 병치하여 '몸시'의 증상은 '완화된 통증'이다.

 

협상이 결렬된 화약고에서 팽창된 긴장감이 감돈다.

우리 모두의 삶에서 그런 시절이 왜 없었겠는가?

독감은 몸이 말하는 언어요, 해결해야 할 협상 과제인 것이다. 

 

 

[프로필] 박해성 시조시인

 

2010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2012년 천강문학상 시조부분대상 수상

시집『비빕밥에 대한 미시적 계보』

사진ⓒ호남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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