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 문학/제2시조집 자료87 하늘하늘 꽃멀미 하늘하늘 꽃멀미 문제완 어쩌다 꽃마음은 초록빛에 선연하고 그립다는 그 시선에 꽃향기는 따라 붉다 오늘도 새인봉 암벽에매달린 꽃 진저리 너덜겅 바라보니진달래꽃 황홀하다 미명에 밝아온다 서석대 주상절리 먹바위 꽃그늘 아래아스라한 분홍빛 2024. 11. 18. 남광주 서정 남광주 서정 문제완 옛사람은 기적 소리 마중하듯 떠나고남광주역 그 자리에 추억은 남아서 지난 날 그리움 찾아 철로에 덜컹 댄다 바다가 당도하자 시장은 출렁인다 도마 위 몸부림을 토막낸 비린내는 어시장 물창 바닥에 울음바다 터트린다 시장통 입구에서 갈지자로 들어간 국밥집에 군상들 드글드글 모여서혼곤한 막걸리 한 잔, 목젖에 길을 낸다 2024. 11. 18. 꽃마음 꽃마음 문제완 토란잎에 뒹굴며 애무하는 알몸되어 말을 섞고 살을 섞고 연리지로 나눈 정에 푹 삶아 진국 우러나듯 꽃마음이열린다 꽃대를 기어가던 초록 맨몸자벌레 헝클어진 매듭이 순간에 풀어지듯 온몸은 황홀한 성감대, 는실난실 꽃이 된다 2024. 11. 18. 새인봉 시간 새인봉 시간문제완 무등산 산길에 자리 잡은 무덤 하나 산객들 가뿐 호흡 내쉬면서 비껴간다 무더위 진한 땀방울 흘리고 또 흘리며 기억의 누적치를 높이는 발자국들 산묘역에 소나무가 뿌리 박고 직립했다 지상의 추억 한 자락을 산바람이 툭, 건들고, 2024. 11. 18. 먼동이 트면 먼동이 트면 문제완 시린 날 핏빛 기억허공을 밟고 있다 꽃인지 상처인지새벽부터 하늘 붉어 심호흡 따라온 전율등골이 오싹하다 광기의 울음들이분지에 모여들고 숨어든 그림자가창가에 스며든다 나긋이 내려온 아침하얀 적막 펼친다 2024. 11. 18. 비명횡사 비명횡사 문제완 매미 소리 잠재운 예초기 핑핑 돈다 풀 냄새 진동한다 산산조각 잘린 채 시체 위 또 시체들이 덧쌓여 포개진다 땅속에 은거하며 연명하던 지렁이들 하늘 빛 보러 나와 온 몸이 절단났다 지상에 마지막 항거로제 무게를 견디며, 2024. 11. 18. 시계꽃 시계꽃 문제완 둥글게 동그랗게찰나가 휘감을 때 꽃잎에 멈춰서서침묵이 된 시간 있다 시침은세월 새기며달빛 모아꽃이 된다 2024. 11. 18. 붙박이 삶이라니 붙박이 삶이라니 문제완 1.흰구름골 담벼락에찰떡같이 달라붙은 붙박이 돌이 있다긴 울음 붙들고서 모진 생 척박했어도무지개 꿈을 꾼다 2.하늘 향해 우뚝 솟은고산준령 바위거나 바닷바람 이웃한풍란 품은 암벽이거나 딱 봐도 십장생도인좌대 위 수석이거나 2024. 11. 18. 노송老松에 기대어 노송老松에 기대어 문제완 저녁 그늘 늘어질 때 제석산에 오른다늙은 소나무를 가슴에 안아보니지구의 뜨거운 마그마 내 몸에 전해온다 오랜 침묵 자리한 앙버틴 가슴으로푸석한 껍질에 옹이 박힌 주름이다 솔바람 적요를 깨고 청솔 세월 안는다 비켜선 저녁답에 달빛이 숲에 눕자올곧은 수직 본능 지구를 관통하듯단단한 뿌리의 심줄이 나에게도 박혔다 2024. 11. 18. 미세먼지 미세먼지 문제완 미세를 다시 쪼갠초미세 먼지들이 악마적 자기 소명다하는 아침이다 하늘은 장염 걸린 듯질린 표정 누렇다 안개인지 먼지인지흩날리는 허공이다 적막하고 고요한고향 마을 그립다 세상 귀닫은 산골엔진달래꽃 붉디붉다 2024. 11. 18. 한국사람 한국사람* 문제완 진회색 슬픔이다울음의 물결이다 둥글게 휘어 돌아징하게도 사무친 음률의 춤사위에는흰 웃음 배어있다 하모니카 리드마다배어있는 폭발음이 한이 되고 힘이 된다비처럼 음악처럼 허공에 음계들 퍼진다비브라토 눈물로, *가수 김현식의 하모니카 연주곡 2024. 11. 18. 강변의 새들 강변의 새들 지석천 강변에새들이 잠들었다 황혼 빛 저녁노을바라보던 그대로 새벽을꿈꾸는 밤엔새들도 귀 닫는다 2024. 10. 5. 이전 1 2 3 4 5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