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 문학/꽃샘강론 시조집74 토란 퇴화기退化記 토란 퇴화기退化記 고운대가 말을 건다, 껍질 다 벗겨진 채 또르르 말아 올린 동심원 물방울들 모세관 은종으로 우는 가슴께가 절절하다 내리 쬐는 불볕아래 가차 없는 난도질에 찐득하게 엉긴 생살, 복받친 울음인가 씨줄로 엮이면서도 본마음 놓지 않는 그 여름 피가 마른다 쩍쩍, 타는 소리 가뭇없는 몸짓으로 반의 반 되던 대낮 온몸을 헤집어 놓은 시간만이 비릿하다 2022. 11. 4. 소금 소금 태평양 바다 물결 간절함으로 밀려와 신안 염전 텃밭에서 햇빛 담아 말린 자태 심해의 슬픈 속울음 가슴에다 묻어둔다 곰삭은 오장육부 해풍으로 어루만지고 천일염은 간수 빠진 알갱이로 남겨지면 증발된 작은 영혼은 계보되어 맴돈다 염부 소원은 육각의 결정체로 피어나고 염원 같은 태양 볕에 잘 익은 바다 물결 우리 집 베란다에서 고운 숨을 쉬고 있다 2022. 11. 4.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