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2 새, 부호가 되어 새, 부호가 되어 문제완 기러기 울음빛 같은 하늘을 등에 업고 허공을 솟구치며 일렬횡대 엮인 채로 방점을 낱낱이 찍고 나웃나웃 날아간다 논귓물에 머뭇대며 먹이 찾는 두루미들 그 무슨 궁금증에 허리춤 휘어지나 성장통 모질게 앓았나 목이 길어 외롭다 찰랑대는 저 물결이 파문으로 번진 하늘 시 한 줄 내려 받는 놀빛 한 꼭지에 둥글게 춤사위 잇는 가창오리 한 떼 있다 하늘 길 오르내리기 힘든 날도 더러 있어 보금자리 찾아드는 상흔으로 굽은 발톱 먹물 밴 붓대 내리듯 날개를 접고 있다 2023. 1. 18. 울컥 울컥 문제완 실컷 울고 싶은 사람 뺨이나 갈기듯이 술집 간판 ‘울컥’속에 벌컥도 들어 있다 담장 위 함박눈 내려 컥컥하게 자리 한 날 머리에 희끗희끗 쑥 잎이 피는 동안 설움이 와락 안겨 목울대를 울릴 동안 국밥에 떠도는 기름도 눈치 보는 시간이다 남은 한 잔까지 모두 비워 알근한데 식은 안주 젓가락질 허공만 걸려든다 목젖에 가시 박히듯 알싸한 그 밤중에 2023. 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