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2 물기에 젖어 살다 물기에 젖어 살다 문제완 물이 물을 밀치는 샤워기 아래에서 땀에 찌든 체액들이 흘러내린 타일 바닥 포복한 울음 꽃인가 물비늘이 너울댄다 축축한 발가락사이 비눗물이 고여 든다 곰팡이 한 줄기가 구름처럼 얹혀있는 목욕탕 귀퉁이 벽면 물방울의 탈출기 타월에 감겨있는 젖은 세월을 보아라 평생을 닦아만 주다 후줄근한 저 속내가 가끔씩 눈가에 어리는 눈물 같지 않은가 2023. 2. 11. 틈, 그 사이로 틈, 그 사이로 문제완 볕 뉘 같던 벼슬자리 그마저 내려놓고 밤샘 술에 흠뻑 젖어 아침을 놓친 오후 아내가 빨래를 한다 어깨가 들썩인다 미닫이 문 사이로 햇살은 와글대는데 빨랫감은 간데없고 지청구 애먼 소리 살아 온 속내를 뒤집어 쥐어짜네, 이 봄날. 2023. 2.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