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 문학/꽃샘강론 시조집
새, 부호가 되어
by JIRIN
2023. 1. 18.
새, 부호가 되어
문제완
기러기 울음빛 같은 하늘을 등에 업고
허공을 솟구치며 일렬횡대 엮인 채로
방점을 낱낱이 찍고 나웃나웃 날아간다
논귓물에 머뭇대며 먹이 찾는 두루미들
그 무슨 궁금증에 허리춤 휘어지나
성장통 모질게 앓았나 목이 길어 외롭다
찰랑대는 저 물결이 파문으로 번진 하늘
시 한 줄 내려 받는 놀빛 한 꼭지에
둥글게 춤사위 잇는 가창오리 한 떼 있다
하늘 길 오르내리기 힘든 날도 더러 있어
보금자리 찾아드는 상흔으로 굽은 발톱
먹물 밴 붓대 내리듯 날개를 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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