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린 문학/꽃샘강론 시조집

김치論

by JIRIN 2023. 1. 18.

김치

문 제 완

 

남쪽바다 파도소리 품고 있는 천일염에

열두 폭 치마를 열어 이대로 숨죽이리

아프다 말하지 않고 기꺼이 혼절하리

 

누가 사는 일이 고추 마냥 맵다 했나

비리고 짠 젓갈이라 한사코 외면 했나

서로가 어우러져야 깊은 맛도 배는 것을

 

묵은 지 한 그릇에 내 나이를 얹고 보니

옹기 속에 고여 있는 국물 같은 내 사랑이

붉어서 더 울지도 못할 밥상위에 찰랑인다

'지린 문학 > 꽃샘강론 시조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부호가 되어  (0) 2023.01.18
보리건빵  (0) 2023.01.18
거미의 식사  (0) 2023.01.18
소주  (0) 2023.01.02
손톱  (0) 2023.01.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