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RIN 2022. 12. 28. 22:12

겨울 산, 몸살

문제완

 

수북이 낙엽 쌓인 분적산 가풀막엔

깊어가는 시름에 계절이 미끄러진다

그 한때 꽃몸살 앓던 열기마저 사뤄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넘나들던 소소리 바람

하늘 길도 까무룩히 호흡이 가빠지고

온 산에 채찍을 치는, 팽이처럼 빙빙 도는

 

내 몸도 꽃이 핀다, 겨우내 붉은 열꽃

결 고은 바람 따라 빗금 치는 가랑잎 소리

그 무슨 못 다한 말씀을 깨우치려 하시는가